김연숙의 맑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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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연숙 [2005-12-15 04:29:55]
Homepage   http://www.kysart.com
Subject   전시장에서
얼굴엔 늘 웃음을 띄고 조용한 모습으로 가끔씩 전시장에서 보이던 이가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장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포대기로 애기를 업고 있었습니다.
늦둥인가 싶었는데 친구의 아이라고 했습니다.
친구가 출산하여 병원에 입원했는데 아이를 딱히 맡길 데가 없어 그이가 보고있는 거라고,
아침에 친구 남편인 애 아빠가 출근할 때 맡기고 퇴근할 때 데려간다고,
함께 왔던 아는 언니가 ‘세상에 이런 친구도 다 있니?’ 하면서 칭찬인지 핀잔인지 모를 어투로 얘기 해 주었습니다.
두어 살 쯤 되어 보이는 볼이 발그레한 애기는 마치 엄마 등에 업힌 듯 편안해 보였습니다.
전시장 의자에 포대기를 풀어서 애를 내려놓고 잠시 담소를 나누는데 마침 단체장 한 분이 들어왔습니다.
앞 전시실 보러 왔다가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이 곳까지 들른 것 같았습니다.
옆에 있던 그 언니가 전시장 분위기에 안 어울린다며 널려 있던 애기 포대기를 서둘러 정리하려 했습니다.
내가 괜찮다고 했는데도 포대기는 급히 정리 되었고 전시장의 분위기는 다소 경직되었습니다.
안에 있던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는 바쁜 걸음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전시장 분위기에 안 어울리는 건 애기 포대기가 아니라
그림은 보지 않고 전시장의 사람들과 악수만 하고 가는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기야 지역민들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일하는 바쁜 와중에도
전시실을 찾아 격려해 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말입니다.
내 아이도 포대기에 업어서 밖을 나서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친구의 아이를 포대기에 업고 전시장까지 찾은 그이는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내가 인물을 잘 표현 할 수만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을 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작품들을 죽 둘러보고는 다시 애기를 포대기에 업어서 가는 길에
방명까지 잊지 않았던 그이를 보내고 보았던 내 작품들은 왜 그리도 보잘 것 없어 보였는지요.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 있는 생생한 아름다움 앞에서 말입니다.


(200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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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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