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숙의 맑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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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2-03 21:35:08]
Subject   전시장을 지키며
지난 12월에 제주문화포럼기획으로 제주판화가협회 회원들의 초청전시 <판화 - 그 문화의 향기>를 가진 바 있습니다. 처음으로 기획되는 전시회였던 만큼 미흡한 점도 많았지만 포럼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전시 오픈에서부터 전시장 지킴이를 자원봉사하는 것은 물론, 포럼 운영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요즘같은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작품구입들도 많이 해 주어서 그 미흡한 점들을 보완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전시장 지킴이를 해 보신 회원들은 전시장에 관람객의 발길이 뜸하다는 것을 느끼셨을텐데요, 전시의 목적이 판화라는 문화의 향기를 퍼뜨리자는 것이었는데 겨울의 찬바람 때문에 향기가 사그라졌기 때문일까요. 전시장에 있노라면 간간이 오는 관객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처럼 집안에서도 TV만 틀면 전 세계의 뉴스를 들을 수도 있고 영화, 뮤직, 드라마, 만화 등 원하는 채널을 맘대로 돌려가며 볼 수도 있고 컴퓨터를 틀면 새로운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며, 원하는 정보를 찾아 즐길 수 있는 시대에 굳이 발걸음 옮겨 재미있지도 않고 신나지도 않은 문화를 찾을 이유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회적 추세를 보노라면 마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밴드처럼 순수미술이, 그리고 순수미술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설 자리가 없어져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재작년에 있었던 오르셰 미술관의 순회전시에는 거금 1만원이나 하는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매표소에는 장사진을 이루었고 전시실에는 그야말로 전시감상의 여유는 고사하고 두 겹, 세 겹의 줄에 밀려 흘러갔었던 걸 상기해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밀레'의 '이삭줍기'라는 작품 앞에서는 좀더 자세히 보려고 해도 사람들의 머리와 어리사이의 공간으로밖에 허락되지가 않았었죠. 그것도 숙제에 떠밀려 온 학생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고 대부분이 일반관객이었습니다. '아- 서울의 미술 향수층이 이렇게 두텁다니...' 하면서도 밀레나 르로아느, 모네와 같은 스타가 아니어도 이렇게 장사진을 이루었을까하는 생각에 씁쓸해졌습니다. 지금 인사동의 어느 조그만 갤러리에서는 작가, 혹은 전시장 지킴이가 관객을 기다리는 그림들과 시간을 같이하고 있겠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죠. 하긴 이웃나라의 동경에서는 레오날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보는 데 단 1초밖에 허락되지가 않았던 것을 보면 스타를 좋아하기는 전 지구적인가 봅니다. 혹시 오르셰 미술관의 작품들이 제주에 왔다면 어떨까요.
아무튼 이번 기획전을 하면서 특히 이번 전시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전시장의 관람객 수가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를 갤러리 관장님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경기의 흐름에 민감한 게 문화예술이고 그 중에서도 미술인데 요즘의 이러한 추세가 경기와도 무관하지는 않았겠지만 관객이 없다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는 힘이 쳐질 수 밖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느리와 같이 오신 흰 머리의 할머니, 미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동아리기 있었으면 좋겠다던 작업복 잠바 차림의 아저씨, 어린이와 같이 손을 잡고 열심히 작품 앞에서 설명을 해 주신던 아줌마들에서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감상문 써오라는 과제에 떠밀려 오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작품을 보러오는 관객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지금과 같은 실정에 자발적 관객을 기대한다는다는 것이 어쩌면 과분한 욕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제에 떠밀려 오더라도 전시장에는 관객이 늘 끊이지 않았으면, 비록 과제때문에 왔더라도 전시장을 찾는게 자연스러워 지고 그런 가운데 그림 보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면 그들은 또한 미래의 자발적인 관객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우리의 미술교육에 있어서 감상교육도 비중있게 행해져야 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 해 봅니다. 창작해내는 즐거움 못지않게 좋은 작품을 보면서 즐길 수 있는 능력, 좋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들이 길러지고 전시실을 찾는 게 영화관 찾듯 자연스러운 것이 될 수 있게 말입니다. 그래서 돈이 되지도 않는 그림들을 그리며 자기 돈 들여가면서까지 전시를 하는 소리없는 작가들에게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게 할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문화포럼 소식지 (2002. 2) / 현장에서 쓰는 문화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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