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숙의 맑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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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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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6-08 12:59:40]
Subject   어린이미술대회에 어린이미술은 없다.

   해마다 봄이 되면 고사리가 봄비 맞아 쑤욱쑤욱 잘도 돋아나듯이,  하나 둘 개민들레 노란 꽃망울이 여기저기 노랗게 물들이듯이 어린이 그림대회가 많이도 열립니다.  주최측은 적은 비용을 가지고 행사에 자연스레 많은 인원을 동원할 수 있고 게다가 입상작은 행사 후 전시를 할 수 있어 행사자체의 홍보를 위한 전시효과도 커서, 특정한 기념일에 관이나 단체에서 주최하는 행사나 각종 축제의 부대행사 말고도 신문사, 생명보험, 자동차회사, 마트 등의 직간접적인 상업성 홍보에도 어린이 미술대회는 성황입니다. 참가자(어린이미술대회라지만 엄마나 과외선생님들이 따라가게 마련입니다.)는 돈 안들이고 참가해 그림그리고 잘하면 상도 타니 날씨도 따뜻한데 너도 나도 나들이 삼아 실기대회로 몰립니다.  

   
  요즘의 미술과외선생님의 실력은 얼마나 실기대회에 입상을 많이 시키느냐에 달렸다고 하던데 모 회사가 주최하는 그리기대회의 입상작 도록은 이제 미술학원이나 미술과외의 그리기대회 연습용 교본이 된 지 오래고, 미술과외 선생님들은 시도때도 없이 열리는 실기대회용 그림의 구상을 하느라 머리가 아픕니다. 마치 미술이란게 무대예술에 있어서 연출자따로 연기자따로인 것 처럼 창작자 선생님 따로 베끼는 아이 따로의 시대가 되는 것만 같은 대목입니다. 그나마 학원이나 과외에서 연습한 작품을 가지고 와서 그대로 베끼는 경우는 나은 편입니다. 어린이 미술실기대회라지만 정작 아이들은 그림 그리는 데 관심을 갖기 보다는 주변의 아이스크림, 솜사탕, 핫도그에 더 눈길을 주고, 통제할 수 없는 야외공간이기에 안달이 난 것은 엄마들입니다. 해서 일부 엄마나 선생님들은 아예 아이의 도화지를 점령하다시피 하는데, 이런 행위가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공공연히들 하고 있고 누구하나 제지하는 사람 없어서 서로들 그러려니 하는 듯 합니다. 그러한 사정을 아는지라 요즘은 심사를 할 때 어른의 손길이 들어간 그림들은 제외시키기도 하고 서툴더라도 어린이 스스로 그린 그림들을 찾아내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하긴 하는데 그리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어린이 혼자 그렸는지, 어른이 손 봐 주었는지는 정확히 집어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공모전일 경우 더 심각해 지죠. 그림을 그려서 일정기간내에 접수만 하면 되니 이럴 때 어린이 스스로 온전히 그린 그림이 과연 어느정도나 될 지 의문인데요, 이래저래 늘어만 가는 미술실기대회가 주최측을 위한 것인지, 상에 탐하는 엄마를 위한 것인지, 업적을 쌓으려는 학원들을 위한 것인지, 정작 아이들을 위한 미술대회에 어린이미술은 없어 보입니다. 


    하기야 실기대회가 많아서 상을 타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그래서 그리기에 자신감을 가지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그래서 그 여세로 미술을 사랑하는 이와 전공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래서 미술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래서 그 고민이 우리의 미술에 맑고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준다면... 이 얼마나 즐거운 상상인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어린이 미술실기대회에 종종 참여하면서 저를 포함한 어른들의 욕심때문에 아이 스스로 열심히 그린 그림들이 소외되고, 어른들의 방식으로 어린이 미술이 재단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제주문화포럼 소식지2002. 6월호 <현장에서 쓰는 문화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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