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숙의 맑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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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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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숙 [2005-11-24 20:09:01]
Homepage   http://www.kysart.com
File #1    s3_1.jpg (114.8 KB)   Download : 32
Subject   케테 콜비츠의 자화상



케테 콜비츠를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는 ‘민중의 화가’, ‘반전화가’로 기억될 지 모르지만 내게는 여성화가, 죽음과 인생에 대한 고찰의 화가로 각인된다. 내가 콜비츠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했던 것으로 기억되는 <케테 콜비츠와 노신>이란 책에서도 ‘방직공의 봉기’, ‘농민전쟁’ 연작보다는 ‘기다림’이나 ‘자화상’같은 작품에 더 끌렸고, 그때까지도 사그라들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민중미술에 비하면 ‘격조있게 사회의 참상을 나타냈다, 참으로 의미있는 작업이구나’ 라는 생각은 했지만 나도 그런 그림을 그려보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콜비츠의 사회저항적 판화작품들이 노신에게 영향을 주어 중국의 신목판화 운동을 전개해 갔다는 책의 내용도 사실 나는 관심이 없었다. 다만 콜비츠라는 이름이 주변에서 자주 오르내리기에 책을 사서 그림들과 그림에 딸린 설명의 글들만 읽었을 뿐 정작 책의 핵심인 미술운동 쪽은 잘 읽히지도 않았다. 그보다 내게는 ‘이런 그림을 그린 사람이 여성이라니’라는 놀라움이 컸던 것 같다. 아마 그 즈음 내게 절실한 것은 미술운동을 통한 사회개혁이라는 거창한 명제보다는 내 자신이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찾기가 아니었을까.

    렘브란트나 고흐의 자화상에 비하면 덜 알려졌지만 그에 버금갈 정도로 콜비츠 역시 그림을 배우던 학생시절부터 70세가 될 때가지 수많은 자화상을 남겼다.  그 많은 자화상 중에서 내 마음 속에 새겨진 작품이 얼굴부분만 그려진, 정확히 말하자면 그려진게 아니라 석판으로 제작된 1934년 자화상이다. 콜비츠는 정면을 응시하고 있으면서 왼쪽 위 구석에 손가락이 살짝 보이는 걸로 보아서 머리에 손을 대고 깊은 생각에 빠진 듯하다. 초점없이 멍한 눈으로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 주름진 얼굴에서 한 때 사회부조리와 모순에 저항했던 화가의 모습보다는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성찰의 모습이 보인다.

그 그림을 처음 봤을 때는 그냥 훑어보면서 무심코 어머니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후로 콜비츠를 연상할 때면 그 자화상이 생각났고 어머니의 모습이 함께 떠오르곤 했다. 처음엔 어머니가 콜비츠를 닮았다는 착각을 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다른 여러 자화상과 사진들을 통해 닮지 않았다는 생각을 확실히 굳혔지만 1934년의 자화상에서 만큼은 여전히 어머니가 떠오르고 마흔이 넘은 다음부터는 그 위에 다시 내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젊었을 때라면 날카로운 눈으로 내가 누구인지, 세상은 어떤 것인지를 도전적으로 물으며 자신을 똟어지게 응시하고 있는 1892년의 자화상이 더 마음에 다가왔을 지 모르겠지만 인간에 대한, 혹은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는 듯한 어찌보면 쓸쓸해 보이기까지 한 모습의 자화상이 더 감동적인 것은  내가 늙었을 때는 저런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아니 저런 모습이고 싶다는, 정확히는 저런 영혼을 가진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2005. 11)




No
C
Sub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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