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상에서 <신중현의 라스트콘서트> 광고를 보면서 관심은 있었으나
적극적으로 먼저 같이 갈 사람 알아보기 보다는
공짜표가 생기거나 누군가 함께 가자고 권하면 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미적거렸었다.
그날 다른 스케쥴도 있던터라 잊고 있었는데 마침 같이 가자는 친구가 있어서
벗삼아 나들이삼아 컨벤션센타로 갔다.
먼저 공연얘기를 꺼낸 선배언니가 시작시간을 잘못 아는 바람에
넉넉잡고 출발했다 싶은 시간이었는데도 나중엔 시간에 쫓기듯 들어섰다.
시작시간이 임박했음에도 커다란 공연장 내의 텅빈 객석을 보니 놀라웠다.
같은 장소에서 일주일 뒤에 있다는 나훈아 쇼는 일찌감치 매진이라는데.
썰렁한 객석 못지않은 것은 관객들의 썰렁한 반응이었다.
전체객석 중에서 삼분의 일 가량도 다 채워지지 못한 관객들 대부분이 7080세대들로 보였는데
마치 클래식콘서트에 온 듯 차분했다.
락 콘서트에서 졸았다면 배꼽잡고 웃을 일이지만
솔직히 졸진 않았지만 졸린건 사실이었다.
며칠전부터 무거웠던 몸의 컨디션때문이기도 했지만
공연의 준비나 내용 등 기획자체에도 문제가 있긴 있었다.
그나마 앵콜에서 들려줬던 각각의 현란한 솔로연주들로 인해 흥을 돋울 수 있었는데
특히 베이스.
베이스의 솔로연주는 연주자의 테크닉도 수준급이었지만
'저런 소리도 있었다니!' 할 정도로 심장을 쿵쿵 치듯 다가오는 처음 듣는 묘한 전자음에
속된 말로 휠이 꽂히는 듯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공연내내 공연자체에 몰입하지 못한 채 이런저런 아쉬움만 쌓였다.
너무 커서 썰렁한 분위기 보다 차라리 좀 좁더라도
오붓한 분위기에서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
라스트콘서트라는 명칭에 걸맞게 한국 락의 대부 공연에
후배가수들의 우정출연같은 것도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자막을 통해서 가사라도 전달되었으면
모르는 곡을 음미하는데 좋았을걸 하는 생각 등...
공연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입담좋은 선배가 쎈 표현으로 '고려장 보고 온 느낌'이라고 했다.
공연내내 가졌던 아쉬움이란것의 실체는 사실 그 선배의 표현대로
나이 70을 바라보는 한국 락의 대부의 마지막 콘서트가
텅빈 객석에 썰렁한 관객들에 기획자의 착오 등이 엉켜져
오히려 그를 더 초라하게 만들어버리진 않았나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락 콘서트를 나오며 후련하다거나 속 시원하다라는 느낌보다 쓸쓸함이 앞서다니...
(2006. 10.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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