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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용(동덕여대 교수)
대중은 '예술'이 아니라 단지 '스타'를 필요로 한다. 대중에게, 더 정확히 하자면, 점점 더 대중화하는 정신들에게 예술이란 스타의 산물일 뿐이다. 이 시대의 대중적 감성과 지성에는 스타가 아닌 자의 예술, 유명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걸작이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개념적으로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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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거장의 신화가 생산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현격하게 단축시킨 미술이다. 오늘날 스타작가는 단시간에 제조되고, 이후의 어떤 공격이나 비판도 오히려 그 지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만큼 견고하게 제작된다. 공격이 혹독할수록 신화는 더욱 강화된다. 비판은 그것이 걸작임을 드러내는 방증으로 해석될 것이다. 거대한 체계의 보호하에 거장의 신화는 어지간해선 깨지거나 교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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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말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은 지구를 향해 날아드는 운석만큼이나 속도를 내고 있는 예술 창작 자체의 메카니즘이다. 이 속도에 의해 가파른 가격상승을 정당화해야 하는 데 동조적이지 않은 - 동조적일 수없는- 감각과 판단력은 급속하게 뒷전으로 물러나 있다. 가치 평가에 유용한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지적 도구들은 실효를 다해 창고에 처박혀 있는 농기구들 같은 것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작가들은 자신들의 첨예한 의식과 열망을 실현할 겨를도 없이 대가의 반열로 편입된다. 이렇듯, 짧은경험과 식견에서 나온 설익은 생각들이 모두의 감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확보하는 일은 이윤을 위해서는 환상적인 진행이겠지만, 미래를위해서는 너무나 무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정말이지 기적에 버금가는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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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예술의 진정한 성공을 재는 척도는 해석의 여지와 더불어 열려 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이 문제에 대한 분별력의 부재와 무감각이 심각한 시대에, 의미깊은 예술적 성과는 표면적으론 완전한 실패로 보일 수도 있다. 반대로, 부와 명예의 전당에 추대된 것들이 모두 예술적 성공의 전범으로 보이는 것 또한 이 시대의 고유한 착시현상에 지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이 시대가 범하는 더 많은 오류는 답이 아니라 질문에 있다. 아름다움의 문제처럼 완전히 계량가능하고, 달러로 환산할 수 있는 성공에 대해서만 질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크 엘륄이 <서구의 배반>을 쓸 때 그랬던 것처럼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이 시대를 자각하고 성찰하는 큰 시도의 일환으로서 말이다.
"우리는 지나가는 위기 가운데서 (...) 우리 문명의 문제제기 가운데서 다시 한번 거울로 자신을 바라보는 일, 가면 뒤 우리의 진짜 얼굴을 식별하는 일, 찌푸린 얼굴에도 불구하고 늦을 수도 있는 마지막 왜곡이 생기기 전에 우리의 진리를 되찾는 일을 시도하는 것이다."
월간미술(2009. 3) '현대미술의 아트스타 만들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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