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숙의 맑은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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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8-22 11:31:45]
Subject   태극기가 아름다웠었던가

    지난 6월의 월드컵은 우리국민 각자의 마음속에 어떠한 내용으로든 강하게 각인 되었을 것 같은데요, 제 개인적으로는 빨간아우성들과 다양한 방식의 태극기의 활용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국기개양대 위에서 하늘높이 펄럭이고 있거나 교실 칠판 위 액자속에 갖혀 있거나 교과서 제일 앞장에 국기에 대한 맹세하고 나란히 떡 버티고 있는 것이 우리 기억속의 태극이였는데 이번 월드컵 응원 군중 속에서 본 태극기는 머리위에, 얼굴에,  가슴에, 허리에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곁으로 다가왔었죠. 미국의 성조기가 티셔츠에도, 모자에도, 수건에도, 머그잔에도 다양하게 활용되어왔던 것을 보며 동기야 어떻든 그들의 국기사랑 방식이 부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성조기가 조형적으로 특별히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내용도 그들의 영토를 나타내는 숫자일 따름인데요,  그럼에도 미국이라는 국가의 거대권력의 횡포라든가 사대주의를  떠나 생활미술 속에 포함된 그들의 국기를 보면서 국기가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하고 느꼈드랬습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어릴적부터 수도 없이 들어왔고 불러왔던 노래인데도 노랫말 속의 '아름답게'라는 어휘가 새삼스러웠습니다. 사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건곤감리청혹백의 태극기가 심오한 사상을 담고있는 숭고한 것이며 국가의 상징이기에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소중한 것이라고 배워왔죠.
그래서 가까이하기엔 태극기는 너무도 높이 너무도 멀리 있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거리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요.  해서 국경일날 집에서 손수 국기를 꺼내  게양하면서도 우리에게 각인된 숭고함으로 인하여 제대로 찬찬히 쳐다볼 수 없지 않았던지요.
숭고함만을 강조한 나머지 숭고미조차 느낄 수 없게 되었던 것은 아닌지요.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에게 보여졌던 태극기는 머리에 두건으로, 어깨에 망토로, 끈티셔츠로, 치마로, 바지로 새로운 패션을 연출했을 뿐만 아니라 뺨에 팔뚝에 손목에 그것도 모자라면 온 몸에 페인팅을 하여 바로 우리곁에 혹은 우리와 밀착하여 나타났는데요,  직사각형의 태극기는 자연스레 곡선을 그려냈고, 4괘의 경직성은 우리의 몸을 흐르며 부드러워 지더군요. 직사각형으로 경직되어있을 때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보기에 좋았는데 우리곁에 우리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태극기도 살아서 아름다울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극과 4괘의 모양이 흩어지거나 모아졌다고, 귀퉁이가 잘렸다고 그가 지닌 상징성이 사그러들지는 않겠죠.  이왕이면 태극의 모양도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4괘의 위치도 다르게하여 조형적으로도 변화를 줘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참에 패션계에서는 태극기를 이용한 새로운 패션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팬시나 각종 상품에 태극기의 문양들을 응용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제 얼마없어 우리곁에도 수많은 태극기의 문양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모 단체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보며 양말이나 신발들에는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데 양말이든 신발이든 사용하는 사람이 고의적으로 짓밟는다거나 훼손시키려는 의도가 없는 한 필요에 의한다면 그냥 우리곁에 두는 것이 어떨는지요.

     태극기를 걸치고, 태극기를 입고, 태극기를 마시고....그래서 지금까지 하늘높이에서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강요했던 태극기가  아니라 우리곁에 다가와 친근하게 말을 붙이며 가까워지고 사랑할 수 있는 태극기가 될 때 비로소 태극기는 우리에게 살아있는 아름다움으로 머물지 않을까요.
   

                                                     문화포럼 소식지 2002. 7월호 <현장에서 쓰는 문화편지>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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