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깨어나는 생명력
- 김연숙의 작품세계 -
김원민(미술평론가)
구각을
벗고 새로 태어남은 경이요 환희일 터다. 탄생-얼마나 가슴 울렁이고
여름날의 아침이슬처럼 투명한 말인가.
김연숙의 판화작품은 탄생을 위한 생명력의 꿈틀거림으로 집약된다.
나비 애벌레의 여러 모습에서, 꽃의 싹이 터옴을 표현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작업은 거듭나는 왕성한 생명력으로 살아 숨쉬는 것 같다.
그녀의 이런 판화작업은 벌써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그 이전 김연숙은
영혼을 주제로한 유화에 몰두해 있었다. 그녀의 일관된 작품제목인 'Spiritual
Exercises', 즉 우리말로는 '영혼연습' 혹은 '영적인 연습'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그녀의 말을 빌리면 "영혼으로 서리라"라는
철학적인 세계를 캔바스에 담아 왔다. 그러나 그것에서 한계를 느끼고
판화 쪽으로 옮기며 '나비 애벌레'의 이미지에 착상하게 되었고 최근의
'꽃 구성'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아직도 Spiritual Exercises의 사고의 틀 속에 있으면서 새롭게
깨어 나고자 하며, 깨어 있음을 생활자체로 하여 탄생하는 새 생명을
노래하고 있다.
그녀의 판화를 보면, 단순명쾌한 색채의 대비 속에 주제를 이루는 상징적
모티브를 배치한 뒤 점선이나 콤마, 작은 원 같은 구성으로 액센트를
준다. '애벌레'의 경우 전체적으로 넓은 색면과 주제의 대조, 디자인적인
색면과 무질서한 듯이 보이는 가는 선의 조합은 생명 탄생 직전의 환희를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연상적 이미지를 표출하고 있다. 다시말해 주제를
강조하면서 원색조의 액센트를 가함으로써 전반적으로 밝고 따뜻하며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한편 최근의 작업인 꽃잎과 싹 터옴의 구성들은 은은한 갈색과 노란색조의
모노톤을 살리면서, 흐늘흐늘 녹아 내리는 듯, 춤을 추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보인다. 그러면서 모티브를 적절히 배열하여 안정된 구도를
취하려는 배려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애벌레와 꽃의 싹틈이라는 실체적
이미지에서 출발을 하고 있지만 그녀 나름의 조형의식을 추상형으로
승화시켜 꿈툴거리고 움직이는 느낌을 부각시키고 있는 셈이다.
요즘 그녀는 프로타쥬 기법을 즐겨 사용한다. 그러니까 나무판의 면이
올록볼록한 것 위에 화지를 대고, 오일스틱을 이용하여 문지른 것이다.
그러면 바탕에 피사물의 무늬가 베껴지는 등 작가의 의식이 작용하지
않는 차원에서 우연히 나타나는, 그 예기치 않았던 효과를 깔아 이를
조형언어로 변신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이런 작업을 통해 소재나 표현방식이야 어떠하든 꾸준한 작가정신을
기른다고 말한다.
사실 이는 옳은 말이다. 작가는
표현대상이 있든 없든 결과적으로 그 자신의 마음을 그린다고 한다.
김연숙의 판화들은 구체적인 대상이 없는, 비구상이나 반추상에 속하기
때문에 그녀의 표현행위는 마음의 작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애벌레라든가 꽃의 싹틈이라든지 하는 구체성이 전혀 없는 상태는 아니지만,
대상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는 작업이 아니므로 순수한 상태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녀는 그럼으로 하여
자기 작품에 스스로의 이미지와, 자신을 감성적으로 받아내는 원색조의
색체이미지와의 조화를 이루어 내면서 통일감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김연숙은 여성답지 않게 열심히 '파고 드는' 작가의 한사람이다. "지혜로운
미술이라니,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 미술이란 도취와 광기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가!"라는 뒤뷔페의 어록을 음미해 보면, 그녀는,
광기까지는 못가도 최소한 '도취'의 상태로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아 나서는 정신적인 보히미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지만 그녀의 작업은 이 쯤에서 소재의 단순성, 표현상의 편협성,
그리고 고정된 듯한 사고, 총체적으로는 이미지의 폭을 넓히지 못하고
매너리즘의 벽 속에 갇혀 있는 듯이 보인다.
이를 과감히 부수어 나가야 할 것이다.
Breaking
the tradition
and new birth
are absolutely
marvelous and
rejoicing.
Birth –
How heart-beating
and clean as
a morning dew
in hot summer
day!
Kim, Yon-suk’s
print works
can be integrated
in a movement
of the life-Birth.
From the cocoon
of a butterfly
to the blooming
of a flower,
her works is
likely to breathe
with survival
power.
Her printing
work has kept
going for 3years.
Before print
works, she had
focused on the
oil painting
under the theme
of soul. Her
consistent title
of works were
‘spiritual
Exercises’,
according to
her word, she
has been trying
to form her
sophistical
world - ‘Stand
with spirit!’
on the canvas.
But she faced
to the barrier
and turns into
the printing
and the image
of the cocoon
of a butterfly,
and expresses
her emotion
in the ‘flower
composition’.
She still
stays in the
frame of ‘Spiritual
Exercises’,
in the same
time, is trying
to breaking
the tradition
and imaging
the awaken new
life. With her
works, we can
easily find
the symbolized
motive in simple
and explicit
contrast of
the colors and
add a point,
dot line, or
a small circle
for accent.
In ‘Cocoon’,
it shows not
only rejoice
of the birth
but associative
image with the
disorder mixture
of wide color
face, contrast
of the theme,
chaotic stripes,
In other
words, she emphasizing
the theme and
accentuating
of the primary
color, we can
feel warm and
free from restriction
in general.
Otherwise
the latest compositions
of flowers and
germinating
buds express
dreamlike as
they are dancing,
or with
light brown
and yellow mono
color tones.
She tried to
keep well-composed
with fitting
disposition
of motifs. And
the artist starts
her works with
stereoscopic
image but they
are sublimated
in the abstract;
therefore, it
emphasizes wriggling
and moving worms.
Nowadays
Kim, Yon-suk
is frequently
using frottage
technique, that
is, scrub the
paper with oil
stick after
placing the
paper on the
coarse wooden
plate. Then
unexpected pattern
and markings
appear fortunately
such as copying
them of the
plate, and the
artist has tried
to change those
unexpected patterns
and markings
into the formative
arts.
She said
that she could
enhance the
artist spirit
without the
practicing materials
and technique.
Actually
it’s totally
right. The artist
paints her own
image in mind
whether there
is visible objet
or not. Her
prints belong
to nonrepresentationalism
or semi-abstractionism
since they have
no visible objet.
Although it
has a little
concreteness,
such as a cocoon
and a bud, the
artist has been
reading and
expressing the
innocent essence
of the objet.
Through it,
she builds the
harmony with
her art characteristic,
the emotionally
inspired colors.
Kim, Yon-suk
is very enthusiastic
print artist.
Dubuffet said,
“There is no
art without
intoxication.
But I mean a
mad intoxication!
Let reason teeter!
Delirium! The
highest degree
of delirium!
Plunged in burning
dementia!”
I believe that
she is an bohemian
with dementia,
even if it is
not delirium,
to seek a new
express technique
and her ideal
objet.
However,
her works is
limited to simplicity
of the object,
illiberalness
of technique
and limitation
of thought and
become stereotyped
in general.
This is her
assignment to
break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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