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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풀이 보이다.
풀을 보다.
풀이 보였습니다. 예전부터도 풀은 보였지요.
훍이 있는 곳에서 눈을 돌리면 어디에라도 있는게 풀이였으니까요.
그 땐 다른 잘난 꽃과 나무들이 잘 자라는 데 훼방을 놓거나
시도 때도 없이 아무데나 마구 자라 보기 싫은 존재로,
아주 가끔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
처량함을 느끼기도 하면서
'풀이구나'하고는 이내 눈을 돌리곤 했지요.
그런 풀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들은 내가 보고 있건 말건 관심도 없는 듯
여전히 아무데서나 꿋꿋이 잘 자라고 있더군요.
그들에게도 하늘타리, 쇠무릎, 너도 바람꽃, 나도 냉이와 같은
좋은 이름들이 있었고,
저마다는 다 잘나 있었습니다.
어쩌면 집안에 보기 좋으라고 화분에 잘 놓여진 화초보다는
대지에 뿌리를 박고 비바람 맞으며
꿋꿋하게 스스로 살아나는 풀이야 말로
정말 아름다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내가 아름답게 보았을 때
그들은 이름모를 잡풀에서
아름다운 생명체로 되살아날 것 같았습니다.
우리 옛그림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흉내내기.
길가에 널부러진 풀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옛그림에게도 눈길이 쉬 가지 않았더랬습니다.
서양의 양식과 서양의 미감에 젖어 있던 제게
우리 옛그림들은 밋밋하게만 보였지요.
원근법이 적용되지도 않았고, 색감도 단순하고,
화면 안에 사람들은 왜 그리도 조그맣게 그려놓았는지,
'여백의 미'나 '심상표현', '도기합일적 정신세계' 등은
그저 언어로서 제 머리 속에 남아있을 뿐이었지요.
이제 겨우 그런 언어들이 제 가슴 속에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그림을 흉내내 보았지만 여백이란게
손과 머리로 그려지는 게 아니라는 걸 이내 알아야 했습니다.
아직도 제게는 버려야 할 많은 것들이
너무도 많이 있나 봅니다.
요즘처럼 현란하고 빠르고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옛그림에 묻어나는 삶의 철학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노라면
한 숨 돌리고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우리는 지금 어디로 그리 빨리 가고 있는 걸까요.
목판 꼴라그라프
판화를 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게을러서 열심히 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잘 할 수 있는 게 목판 꼴라그라프였습니다.
목판을 깎고 그 위에 젯소를 덧입히고 또 깎고 덧입히고
락키칠 하는 과정에서 판이 만들어지면
잉크를 입히고 닦고 로울러로 다시 잉크를 묻혀
찍고, 수정하고 다시 찍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작품이 나옵니다.
때론 힘들고 지겹기까지 한 이 과정을 거치다 보면
판화에 대한 회의가 일기도 하지만,
한 작품을 여럿이 나눌 수 있다는 것 말고도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노동의 희열을 맛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훌훌 털어버리려 해도 쉬 버리지 못하는가 봅니다.
나머지는 당신의 몫입니다.
어떤 이는 요즘 그림이 너무 난해하다고
하십니다.
또 어떤 이는 아예 그림을 모른다고 하십니다.
머리로 읽어내려가야 하는 그림들이 많기 때문일까요.
팔순이 지나신 저의 아버지와 어머니,
아직 초등학교에 가지 않은 일곱 살 난 작은아이도
고개를 돌리지 않을 그림이고 싶었습니다.
Finding grasses again and watch the grass
suddenly I find grasses. They might be there from the past.
Because we could always see grasses on the ground everywhere.
In the past, I have looked away grasses regarding them as an interrupter
of huge trees and beautiful flowers and as a bad-looking being of the world,
and feeling sympathy for them from time to time.
And I see the grasses again.
They are still growing strongly whether I have a concern or not.
They have beautiful names such as Haneultari, soemureub, Neodobaramkkot,
Nadonaengee, and they have their own beauty as well.
I suppose that the weeds which grow on the ground under thunderstorm and
rain are more beautiful than the flower in the vase on the desk.
When I find their beauty, the weeds are turning to the lovely beings now.
Nostalgia for the traditional paintings, and Mimicking them
I have hardly found our old paintings as a weeds on the ground.
I who have been accustomed to western art couldn't easily catch up the beauty
of the traditional paintings.
I supposed that the traditional works are tasteless.
I think that there is no perspective representation and there are few colors
only.
And I wonder why the old painters draw people so small.
I could literally understand ‘Beauty of the empty’, ‘mental image expression’
And finally, I just start to understand them in my heart now.
Though I mimicked those works, I should have recognized that the blank was
not drawn by my hand and brush.
I think I have a lot of things to waste.
In these boisterous and swift world,
We might pause our lives and take a deep breath, with reminding of old artists'
philosophy in their traditional works.
where are we so fast going now?
Woodcut, Collagraphy
I have engraved the works for 10years.
Though I couldn't peg along always, collagraphy was my best practice.
Engraving wood plates and re-coating gesso, do it again and again..
when I complete my plates after putting topcoat on,
I put ink on the plate with a roller,
Print it out and retouch it and print it again.
Finally I can get the final work.
Although I felt skeptical about printing works with those reiterate and arduous
jobs in times,
I can not give this works up easily, because not only I can share the same
works together, but I would be in rapture after getting a print.
And now, this is your turn.
Some people think the art works are so complicated in thesedays.
Some people think they dont know what art is.
Are there lots of paints requesting your brain?
I wish that my octogenarian parents and a small kid in the kindergarten will
never turn my works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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